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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대였던 홀로 백두대간구간 종주 때 기록한 일기에 98년 6월6일 밤티재 4시 출발, 버리미기재 13시50분에 도착하였다고 써 있다. 정확히 만18년 만에 청화산 조항산 길을 밟았다. 강산이 두번이나 변한 세월이 흐른 다음이라 감개가 무량하였다. 당시엔 펄펄 날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이..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정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 하더니만 산행길 들머리에 늦봄에 피는 감자꽃을 보고는 아하!! 봄날도 벌써 다 지나가는구나 하였다. 지난주는 햇볕이 풍부하여 만물이 성장하고 가득차서 이때부터 여름기분이 나고 식물이 본격적으로 성장한다는 24절기 입하와 망종 사이의 소만(..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 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
위기와 고통, 기회와 환희 死點, 즉 데드 포인트(dead point)는 ‘몸에서 요구하는 산소가 극단적으로 부족한 상태로 죽을 고비에 다다르는 순간’이라한다. 마라톤에서는 8킬로, 20킬로미터 지점에서, 산행은 1시간 전후에 첫 데드 포인트가 온다고 한다. 거친 호흡과 심장이 뛰면서 근육통..
홀로 행하고 게으르지 말며 비난과 칭찬에 흔들리지 말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렵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가라 책상머리에 붙여놓고 가끔 한 번씩 읊조리는 불교경전 숫타니파타 213번 게송이다. 여럿이 함께 하여도 산..
마음의 평화와 만족을 얻기 위해서는 인간이 타인으로부터 독립해 홀로서야하는 존재임을 받아들여야한다. 행복은 자기자신과 함께 있는것을 즐기는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혼자있는것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이 성인이 되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다. 어린시절의 안온함에 대한 ..
우리시대에 존경받는 대하소설 태백산맥 조정래 작가의 강연회에 얼마 전 참석한 적이 있었지요. 서두에 “젊은이들은 환갑이 훨씬 넘은 나 같은 사람들은 무슨 재미로 살까 생각합니다. 인생 다 살았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나이 들면 잔소리 작작 하란 말이에요. 그렇지요?“ 젊은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