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흥,보성(갑낭치~작은산~제암산~사자두봉~사자산~골치~일림산~아미봉~한치)16년5월7일산행전라길 2016. 5. 8. 19:38
우리시대에 존경받는 대하소설 태백산맥 조정래 작가의 강연회에 얼마 전 참석한 적이 있었지요. 서두에 “젊은이들은 환갑이 훨씬 넘은 나 같은 사람들은 무슨 재미로 살까 생각합니다. 인생 다 살았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나이 들면 잔소리 작작 하란 말이에요. 그렇지요?“ 젊은이가 대부분인 청중들은 마치 속내를 대변해 준 것에 감사하다는 듯 웃음과 큰 박수로 화답하더군요. 젊었을 때 부모님에 대해 그렇게 생각한적이 있었음이 퍼뜩 떠올라서 소스라쳤었지요. 강의의 집중도를 높이기위한 멘트였지만 저에겐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와서 세대차에 접근하는 방법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지요.
선생, 아버지, 늙은이들을 싸잡아서 비하하여 부르는 말을 '꼰대'라 하지요. 자기들이 살아온 가치관으로 시대가 바뀌었음을 인정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이미 용인되어 일반화된 문화나 행동에 대해 시비를 걸면 속된말로 ‘꼰대질 한다.’고 하는 거지요. 요즘은 한발 더 나아가 SNS를 중심으로 신조어 “개저씨”가 유행하고 있지요. ‘개+아저씨’를 합성한 은어지요. 무개념 중장년의 꼰대를 가리키는 신종어로 그 비루한 어감이 구역질이 날 정도입니다.
비정규직, 88만원세대, 흙수저 금수저,.. 하루하루 버텨내기도 힘들어 불안이 가득한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따뜻한 이해와 용기를 불어 넣어줄 자신이 없으면 '꼰대질'을 하지 않는 게 나이 든 사람들의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지난주 가학산 산행 뒤풀이 자리에서도 최민규 선생님께서 젊은이와 만나는 자리는 그들이 싫어할까 보아 조심 한다는 말씀을 듣고 공감 하였지요.
산행을 시작한지 8년차라고 합니다. 여덟 번째 참가하였다고 하네요. 그전에 다른 산악회에서의 일정보 알차고요 산행의 강도가 만만치 않고 분위기가 정말 좋다고 하면서 계속 참가할 거라고 하네요. 삼십대 젊은이 “종주남"님 얘기입니다. 그동안 안면이 있었지만 혹시나 그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꼰대소리’가 무심코 나올까보아서 조심스럽게 벼르다가 오늘 산행 길에 마음먹고 말을 걸었지요.
재밌고 유익한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산행의 맛을 모르는 친구들이 안타깝다고 하더군요. 헤어질때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고 맞잡은 악수는 힘차고 따뜻했습니다. 일곱시간에 걸친 22킬로미터의 장거리 제암산,일림산 종주산행은 활짝 피었어야 할 철쭉꽃이 며칠간의 강풍으로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세대차를 훌쩍 뛰어넘은 젊은이와의 의기투합이 만개한, 뜻깊은 푸른오월의 첫 산행길이었습니다.
Beautiful Pop
'전라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곡성,초악산/동악산(괴소리~초악산~대장봉~배넘어재~동악산~신선바위~청류골~도림사)16년5월28일 토 (0) 2016.05.29 육구종주(육십령~할미봉~서봉~남덕유산~삿갓봉~무령산~동엽령~중봉~향적봉~백련사~구천동)16년5월21일 토 (0) 2016.05.23 해남,가학산/흑석산(제전마을~전위봉~별뫼산~민재~가학산~흑석산~깃대봉~바람재~가리재~가학산자연휴양림)16년4월30일 (0) 2016.05.01 여수(향일암, 금오도 대부산 비렁길)16년3월19일 (0) 2016.03.21 부항령~백수리산~박석산~삼도봉~석기봉~민주지산~물한리, 2016년2월27일 산행 (0) 2016.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