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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 이전엔 나 다니지 말라는 산장 측의 당부를 넘은 엄명을 새겨서인지 창밖이 훤하게 밝아오는데도 모두들 기침이 없다. 방대장 노마대장과 한방을 쓴 나는 귀에 익은 찬송가 소리가 들려서 창문을 열었다. “참 아름다워라~~~” 제법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어서 현지인들이 주일(..
도보여행의 의미는 목적지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싶다. 처음 만나는 산군의 경이로움과 기후에 따라 변화무상하게 펼쳐지는 그림들, 그에 따라 호흡을 맞추고 눈빛을 교환하는 팀원 간의 교감, 그러한 것이 내 몸에 새겨지면서 견문도 넓혀지고 상호존재의 소중함..
유럽땅을 밟아보지 못한 나로서는 2017년 11월 뜨루드 몽블랑(TMB) 신청에서 부터 기대와 설렘이 시작됐다. 현지 영어 가이드 인도로 176킬로미터 완주를 진행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산악회 단독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현지경험이 한 사람도 없는데 17명이나 되는 적지않은 팀을 이끌고 가..
일상에서 떠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지요. 첫 날엔 설렘과 두려움이 겹쳐 잘 해 낼까 했지만, 어느 듯 마지막 날이 되니 세상을 보는 눈높이가 훌쩍 커져서 떠나기를 참 잘했구나 싶었지요. 무엇보다 부러웠던 미세먼지 없는 청정한 세상, 스케일과 신비함에 놀라웠던 차마..
예전엔 후하게 쳐 줬으나 요즘엔 박하다 못해 제값도 못 받는 게 ‘나잇값’이라고 한다.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하는데 사람은 정말 변하지 않는다. 나이기 들수록 단단하게 굳어진 생각과 관념들은 여간해선 말랑해지지 않는다. 놀랄..
두려움은 닥쳐올 미래에 대한 모름에서 오는 불안이 원인이다. 그러나 그런 고정관념에서 조금만 비켜나보면 모르는 것이 오히려 더 자유롭고 홀가분하다. 가보지 않은 곳으로 여행을 떠나 말도 통하지 않고 글자를 몰라서 인도자를 놓치면 어떻게 하지 하면서도 조금만 시간이 흐르면 ..
"걷는일은 목적없이 이리저리 배회하는 일이다. 새로운 장소는 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능성이다. 세상을 두루 살피는 일은 내 마음을 두루 살피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세상을 두루 살피려면 걸어 다녀야 하듯, 마음을 두루 살피려면 걸어 다녀야 한다." 페미니스트 작가인 레베카 솔닛의 ..
습관의 노예가 된 사람 매일 똑 같은 길로만 다니는 사람 결코 일상을 바꾸지 않는 사람 위험을 무릅쓰고 옷 색깔을 바꾸지 않는 사람 모르는 사람에게 말 걸지 않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가는 것이다. 여행을 하지 않는 사람 책을 읽지 않는 사람 삶의 음악을 듣지 않는 사람 자기 안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