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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작산/덕룡산(소석문~동봉~서봉~주작덕룡봉~작천소령~오소재)17년4월1일전라길 2017. 4. 5. 14:02
일상에서 벗어나 훌쩍 떠나는 산행의 가치는 아이러니하게도 경험하지 못했던 미지의 세계를 몸으로 맞닥뜨려야 하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 두려움은 불안과 호기심 그리고 기대가 어우러져서 정신이 번쩍 들게 하지요.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위험에 노출되어 다치거나 조난자가 되는 경우도 간혹 있는 스릴이 존재하기에 집중과 몰입의 경지를 체험하게 되는 거지요.
이 두려움을 즐기는 정도를 넘어 중독에 빠져 지독한 병을 앓고 있는 이들이 이른바 산꾼님들(^^) 이시지요. 주말마다 난이도 높은 산행의 세상으로 들어가 생존의 정글에서 지친 정신과 육신을 몸의 움직임으로 치열하게 공부 하고자하는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용기에서 시작한 행위가 아닐까 싶습니다.
주작덕룡 능선은 시야를 가리는 장애물이 없어 어느 곳에서도 다도해의 섬들이 그림처럼 펼쳐져있고 내륙 쪽으로는 해남의 광활한 평야와 오밀조밀한 구릉지들이 월출산 아래까지 이어져 있어 남도특유의 아름다운 경치에 흠뻑 빠져들게 하지요. 오래전 완도에서 장흥으로 가는 버스 창밖으로 끝없이 달려가는 회백색의 암릉군을 보고 넋을 잃은 적이 있었는데 그것이 주작덕룡과 두륜 그리고 달마와 땅 끝을 잇는 산맥이더군요.
용트림하며 굽이치는 능선마다 하늘을 찌르는 기암이 숲을 대신하고 있어 주작구간을 용아장성, 덕룡구간을 공룡능선이라 이름 붙여 남도의 설악으로 불리기도 하지요. 한반도 남쪽 5대 진달래 명산의 이름값을 하느라 선홍빛 진달래꽃까지 한데 어우러져 4월의 주작덕룡은 오묘함과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지요.
최고의 풍경을 맞으려면 삼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고 하는데 이번 산행은 그 덕을 쌓은 분들이 적어서인지(^^) 어둠과 안개 속을 헤매다가 맑아질 즈음엔 날머리더군요. 그렇지만 간담을 서늘케 하는 절벽과 벼랑을 마음 죄며 밧줄에 매달려 온 길을 되돌아보았을 땐 마치 큰일을 해낸 것처럼 스스로가 대견해지더군요.
첫사랑 그녀가 그리워지는 진달래 피는 봄, 4월의 첫날, 주작덕룡산행 미치도록 짜릿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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