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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백야도 백호산~하화도~추도~사도~백야도.16년11월26일전라길 2016. 11. 28. 19:38
사는 환경과 형편이 다른 사람들이 만나 하루 종일 같은 공간에서 비 맞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태고적 신비의 돌섬 해안을 거닐며 인증샷을 주고받고 술과 음식을 나누는 모습을 연장자의 시선으로 찬찬히 살펴보았지요. 그 밝은 사람풍경이 바로 자연이었고 한편의 각본 없는 드라마였습니다. 같은 눈높이로 서로를 배려하고 살갑게 다가가며 잘난 사람도 못난 사람도 없는 자유함의 모습들, 그러면서도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는, 아 이것이 다양성의 조화이구나 싶었습니다.
웃음을 달고 사는 단세포 총무님과 술잔을 주고받으면 기분이 참 좋습디다. 트래킹을 마치고 백야도로 나오는 배 구들목에 다리 뻗고 작은 뒤풀이를 하였지요. 그래도님, 김해순님, 밝은미소님, 이미숙님, 까치봉님... 그리고 또 누군가의 가방에서 술병과 안주가 막 나왔지요. 나는 늘 그렇듯 입만 가지고 한 자리 차지하고선 양주팀이 오는 날엔 분위기가 확 바뀐다고 겸연스레 부추겼지요.(^^) 총무님은 주말이 되면 회원님들 만나는 기대에 마음이 들떠 막 설렌다합디다. 아하! 그래서 그녀에게선 성의가 아니라 정성의 냄새가 마구마구 풍겼구나 싶었지요.
“정성에는 의도가 없지만 성의에는 의도가 있다. 정성은 저절로 우러나오는 지극함이지만, 성의는 예를 갖추기 위한 노력의 결과다. 그래서 정성은 ‘담겨 있다’고 말해지고 성의는 ‘표시 한다’고 말해진다. 정성어린 선물은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판단하지 않는다. 그냥 주고받는다. 선물이라는 물건 자체보다 애정을 선물하는 것이다. 성의가 담긴 선물은 판단하게 만든다. 성의를 봐서라도 받는 사람이 무언가를 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요구가 있다. 정성은 내키지 않으면 결코 구현할 수 없는 것이고, 성의는 내키지 않아도 얼마든지 구현할 수가 있다.”
김소연 시인의 책 “마음사전”에 쓰여 있는 성의와는 격이 다른 정성에 대한 글입니다. 동행한 산우님들은 모두가 샘물처럼 우러나오는 정성이 가득하더이다. 그래서였나요. 백호산 하화도 추도 사도의 추억은 낚싯배 선장님의 인정 넘치는 정성까지 더하여 오랫동안 향기가 되어 깊게 새겨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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