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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백암산(대가~내장산신선봉~까치봉삼거리~소둥근재~순창새재~백암산상왕봉~백학봉~백양사) 16년11월6일전라길 2016. 11. 7. 15:28
소나무가 우리 산의 대표 수종이라면 대표 과실수는 감나무이지요. ‘감’ 하면 먹거리가 귀한 시절 봄에 피는 쌉쌀하고 떫은 감꽃도 주워 먹고 가을엔 수확한 감을 소금물 단지에 담아서 떫은맛을 덜어내고 먹었지요. 겨울엔 서늘한 광에 두었다가 어머니가 하나씩 내 주는 홍시를 먹기도 했지요. 그만큼 감나무는 고향과 같이 그려질 만큼 우리에게 가깝고 친숙하지요.
붉은 태양을 상징하는 감은 추운겨울 따뜻한 날을 연상케 하도록 서쪽방향에 심어서 따뜻함을 대신한다고 하지요. 나뭇잎에 글자를 새길 수 있다하여 文, 나뭇가지를 화살촉으로 써서 武, 겉과 속이 다르지 않고 붉은색이라 하여 忠, 치아가 없는 노인도 먹을 수 있다하여 孝,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까지도 잎과 열매를 달고 있다 하여 絶, 文武忠孝節 이라는 五常으로의 교훈을 주는 나무로 해석하여 귀하게 여겼지요.
감나무는 열매뿐만 아니라 고목은 가구를 만드는 목재로도 쓰이고, 설익은 감으로는 염료용으로, 잎은 비타민C의 보고로 건강을 지켜주고, 감꼭지는 딸국질을 멈추게 하는 특효약으로 쓰이며, 호랑이가 제일 무서워하는 생태계 서열 최상위인 곶감은 한겨울 먹거리로도 최고였지요. 수도권에서는 자생하지 않지만 삼남이 고향인 사람은 감에 대한 가을의 달콤한 입맛 추억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요.
오랜만에 한석홍님과 함께 걸었습니다. 작년 여름 정선에서 레프팅을 겸한 우수회원 초청 산행뒤풀이에서 “술을 안 좋아하시나 봐요” 하고 처음 말을 건넸지요. 말술도 불사할 의리의 사나이 돌쇠 타입인데 드시지 않아서였지요. “두주불사였는데 요즘 몸이 쫌 ...” 하시더군요. 사진을 찍을 때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내밀며 씨~익 웃는 모습은 단연 일품이지요. 그래선지 오래전부터 알았던 사람처럼 친근하게 느껴지는 건 저만은 아니지 싶습니다.
귀경길 버스에서 그가 이곳에서 생산되는 '감'을 산우님 모두에게 뭐라 말 하지도 않고 나누어 주시더군요. 감나무가 지천인 장성이 고향이라서 내 고향에 오신 분들께 그냥 보낼 수 없다며 굵고 튼실한 붉은 감을 대접하신 거구나 하고 짐작을 했지요. 타인에게 준다는 건 쉽지가 않지만 받는 사람은 기분이 참 좋지요. 그의 트레이드 마크 엄지손가락 맘씨에 감동 먹었습니다요.^~^
산악회에서는 이런저런 모습으로 산우님들을 대접하며 정을 나누는 일이 흔하여서 참 흐뭇하지요. 샥스핀 송로버섯을 즐기며 우리를 개돼지로 여기는 권력을 탐하는 바퀴벌레 같은 천박한 이들이 나라를 들어먹고 있지만 우리는 그들과는 격이 다르지요. 내장산 백암산 정상을 밟고 백양사 가을정취에 젖어 막걸리 잔을 주고받으며 사람의 정을 나눴지요. 우리는 앞으로도 그렇게 감나무 정을 나누며 차카고 소박하게 살아가야겠지요. 만추로 접어드는 이 가을 한석홍 표 감은 참으로 달고 맛있었습니다.
한석홍님. 땡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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