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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팽목항~하조도창유항~돈대봉~신금산~하조도등대.16년9월3일전라길 2016. 9. 8. 14:57
“자식을 앞세우고 그러고도 인간이라고 잠을 자고 밥을 꾸역꾸역 먹을 때 온 세상 사람들이 밥이 넘어가느냐고 손가락질 하는 것 같아 그렇게 무섭고 아팠다...”
“…참척(慘慽)을 당한 어미에게 하는 조의(弔意)는 그게 아무리 조심스럽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위로일지라도 모진 고문이고 견디기 어려웠다. 그 애 없는 세상의 무의미함도 견디기 어렵거니와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기에 이런 벌을 받나 하는 회답 없는 죄의식과 부끄러움은 더욱 참혹하다….”
우리에게 친숙한 소설가 박완서(1931~2011)는 1988년 26세의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은 슬픔을 이렇게 적었지요. 천주교인이었던 작가는 신이 있다면 이럴 수는 없다며 하느님을 원망하며 불교로 개종하겠다고 윽박지르기까지 합니다. 이해인 수녀의 위로에 이 아픔은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견디며 사는 것이라고 돌아가실 때까지 힘들어 하셨지요.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아픈 말은 자식이 먼저 죽는 ‘참척(慘慽)’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식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지요. 어떤 부모든 차라리 내가 죽었으면 하지요. 세월호 참사 팽목항엔 참척의 아픔이 깊이 새겨져 있어 가벼운 웃음조차도 조심스러웠습니다. 아무리 큰일도 나와 관계가 없으면 작은일일뿐이고 아무리 작은일도 내 삶과 가까우면 큰일이 되는 것이 서글픈 인간의 속성이지요. 그런 사람일 뿐인 내가 가만히 있는다는 게 불편하여서 조금이라도 그 아픔을 나누려는 마음으로 이번 일정을 계획하였지요.
아직 인양되지 못한 희생자가 하루속히 가족의 품에 돌아가고 세월호의 진상이 사실대로 밝혀져서 유족들이 참척의 고통을 잘 견디며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당신을 위해 기도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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