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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의 운명
    책을읽다 2016. 8. 19. 09:06

      무엇보다 아팠던 것은 진보라는 언론들이었다. 기사는 보수언론과 별 차이는 없었지만 칼럼이나 사설이 어찌 그리 사람의 살점을 후벼 파는 것 같은지, 무서울 정도였다. 법정스님은 돌아가시면서, 그토록 향기롭고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글조차도 업을 쌓는 것이라며 출판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렇게 날카로운 흉기처럼 사람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주는 글을 쓴 사람들이 자신의 글에 대해 반성한 것을 보지 못했고, 글쓰기를 자제하는 것도 보지 못했다.(400)

     

      49재는 불교와 유교사상이 결합된 의식이다. 유교적 조령숭배사상과 불교의 윤회사상이 절충된 것이라고 한다. 불교에서는 사람이 죽은 다음 7일마다 불경을 외면서 재를 올려, 죽은 이가 그동안 불법을 깨닫고 다음세상에서 더 좋은 곳에 태어나기를 빈다고 한다. 유교에선 49일 동안 죽은 이의 영혼을 위해 후손들이 정성을 다해 재를 올리면, 죽은 부모나 조상이 후예들의 공덕에 힘입어 보다 좋은 곳에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고, 또 그 조상의 혼령이 후손들에게 복을 주게 된다고 믿는다. (430)

     

      술을 한잔 마시면 가끔씩 옛날을 추억한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 인생에서 노무현은 무엇인가, 잘 모르겠다. 하여튼 그는 내 삶을 굉장히 많이 규정한다.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나의 삶은 전혀 달랐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운명이다. 그런데 그것이 꼭 좋았냐고 묻는다면 쉽게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도 너무 많아서다. (441)

     

      어릴 적 가난의 기억은 살아가면서 그대로 인생의 교훈이 됐다. 더 이상 가난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혼자 잘 살고 싶지도 않았다. 어려운 시기에 우리가 받았던 도움처럼 나도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고 싶었다. 자라서 학생운동을 하게 된 것도, 인권변호사가 된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466)

     

      굴곡이 많고 평탄치 않은 삶이었다. 돌아보면 신의 섭리 혹은 운명 같은 것이 나를 지금의 자리로 이끌어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한가운데 노무현 변호사와의 만남이 있었다. 그는 나보다 더 어렵게 자랐고 대학도 갈 수 없었다. 어려운 사람을 대하는 마음이 나보다 훨씬 뜨거웠고, 돕는 것도 훨씬 치열했다. 그를 만나지 않았으면 적당히 안락하게, 그리고 적당히 도우며 살았을지 모른다. 그의 치열함이 나를 다시 그의 길로 끌어냈다. 대통령은 유서에서 운명이다라고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운명이다.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467)

     




      그는 한국전쟁 휴전협정이 이루어졌던 해 부산 영도에서 실향민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나는 그 해 부산 영주동 산비탈 판자짐에서 태어났다. 같은 해 같은 공간에서 태어나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 그의 얼굴에서는 교만함이나 비굴함이 읽혀지지 않는다. 맘씨 좋은 이웃집 아저씨 인상이다. 없는 사람이 억울한 일로 변호인이 필요하여 호소하면 선임비도 받지 않고 도와줄 것 같은 모습이다. 그가 노무현을 만나 인생의 행로가 바뀐 것을 보면 사람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결정된다는 게 만고의 진리이다. 우리 이웃의 맘씨 좋고 정직한 그저 평범한 법조인으로 살아갔을 인생이 노 변호사를 만남으로 격랑의 세월에 중심인물로 서게 된 것이다.

     

      2012121918대 대통령 선거일 새벽같이 투표소에 가서 문재인을 찍었다. 그가 꼭 당선 될 것이라 굳게 믿었다. 개표가 끝나고 한 동안 텔레비전 뉴스도 신문도 보지 못하였다. 이 나라를 떠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담담하였다. 겸허히 결과에 승복하고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을 내세워 지지한 국민들을 위로하였다. 이 책은 그 대선 전에 쓴 글이다. 노무현 대통령을 빼 놓고는 그를 얘기할 수 없다. 대선 전 그의 생각이 어떠하였는지 노무현을 만나고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내고 노대통령 장례를 치르는 과정까지 담담하게 그의 인생을 말 한다. 그의 운명이 무엇인지를 말 한다. 인간관계는 그렇게 맺어져야 하는 것 아닐까. 한 사람의 정치인이기 이전에 사람으로서의 인정과 신뢰가 바탕에 깔린 관계 그것이 진정한 인간관계다. 그 사람을 알려면 그의 친구를 보라고 하지 않던가 그 인간관계가 그 사람의 운명이다.


      민중들은 이 더위에 전기요금 폭탄이 두려워 맘대로 에어컨도 틀지 못하고 먹고살기 힘들어 아우성인데, 왕조시대 임금님도 백성들이 곤궁하면 수랏상을 최소한으로 간편하게 했다는데,  여당의 새 지도부 높은이들을 초청한 대통령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송로버섯하며, 상어 지느르미 요리의 본고장 중국의 시진핑 주석도 먹지 않는다는 그 샥스핀찜과 캐비아샐러드등 한 사람당 수십만원씩 하는 음식을 밥상위에 올려놓고 누가 헬조선이라 하는냐 우리나라 좋은나라 라고 호화판 오찬으로 흥청거리는 그들만의 세상, 사람위에 사람없고 사람아래 사람없다 했는데 그 돈은 모두 밑바닥 국민들의 혈세이니...  세월은 어김없이 또 대선의 길목에 접어 들고있다. 그는 2018년 유력한 대선 후보의 한 사람이다. 그의 운명이 어떻게 이어지고 그 운명이 민중들에게 어떻게 미치게될지  그래서 문재인의 운명 2권이 어떻게 쓰여 질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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