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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자전쟁. 김진명
    책을읽다 2016. 7. 8. 12:12

       "조선시대 선비들은 곁불은 쬐지도 않았다. 부정한 돈이나 이익이란 아예 쳐다도 보지 않았고 한평생 가난을 벗 삼아 글을 읽으며 살았으니, 청빈이란 바로 조선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정신이다."(...) "청빈이란 돈 없는 것들의 웃기는 자위행위 같은데요?" (15쪽)


       물 수와 밭 전을 합한 글자는 논 답으로 가장 먼저 생겼어야 할 글자다. 그런데 모든 한자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화하족, 즉 한족에게는 이 논 답이란 글자가 없다. 그런데 어째서 모든 한자를 한족만이 만들었다고 할 것인가. (273쪽)


       "한자가 오랜 세월 중국에서 크게 번성하고 어휘도 무척 많아졌다는 걸 부정하자는 게 아니에요. 하지만 弔나 畓뿐만 아니라 중국이 아닌 어떤 지방의 풍습 같은 게 들어가 있는 글자들은 그 지방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예요" (275쪽)


       "그럼 임어당 선생은 한자가 한국인의 문자라고 생각했단 얘기입니까?" "물론입니다. 그는 한자가 화하족의 유산이 아니라 동이족, 그중에서도 당신네 한국인들의 문자라고 확신하고 있었습니다."(297쪽)





      재미 물리학자 이휘소 박사의 죽음을 소재로 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의 소설로 일약 유명해진 김진명 작가의 최근작 소설이다. 한국에서 무기중개상 비리 문제로 수사를 받다가 중국으로 도피중이던 태민에게, 무엇인가 계획된 것으로 보이는 의문의 죽임을 당한 작중 소설가 전준우가 usb로 건네준 미완성 소설속의 메세지를 해석해 가는 과정을 통해 중국 글자인 한자가 동이족인 우리 글일 것이라는 설정으로 전개해 나가는 스토리로 구성에 탄탄함이 보여지지는 않는다.


      중국의 소설가이자 문명비평가 임어당(1895.10.10~1976.3.26)선생이 한자는 東夷族에서 건너왔다고 하였다니 어떤 근거에서 나온 말인지도 의아하다. 동이족이라 함은 한족이 중국의 동북부와 한반도 일본을 포함한 전체를 이르는 것으로 한반도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닐것인데, 픽션이라 하지만 빈약한 소재로 비약한 것이 아닌가싶다. 돈밖에 모르는 머리좋은 양아치가 거금을 눈앞에 두고도 애국심(?) 으로 자수하는 엔딩등 사실감이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 점도 재미를 반감시킨다.  반나절이면 다 읽힌다. 한 작품을 놓고 평가하기는 그렇지만, 상업성을 목적으로 한 통속적 흥미위주의 대중문학 소설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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