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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먹는 법. 김이경책을읽다 2016. 7. 7. 16:47
이상의 말이 떠오릅니다."비밀이 없다는 것은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 저만의 비밀을 털어놓는 지금 가난뱅이가 된 것 같습니다. (...) 모두 제가 삶의 고비마다 안간힘을 쓰며 찾아낸, 제 삶의 고민이 담긴 애틋한 비밀입니다.(...) 당신도 당신의 삶을 걸고 당신의 독서법을 찾으라는 얘기입니다.(13쪽)
책 읽기야말로 스스로를 돌아보는 반성의 한 방법이지요. 책을 통해 직접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세계와 견해를 접하고 이를 거울삼아 자신을 돌이켜 보는 것, 그것이 바로 독서가 가진 의미입니다. 이때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이며, 최대한 투명한 눈으로 자신과 셰계를 보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44쪽)
야트막한 동네 뒷산만 오르던 사람이 지리산 종주에 나서면 몸의 한계를 만납니다. 삭신이 쑤시고 발톱은 빠질것 같고 숨은 턱에 차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습니다. 그렇게 어찌어찌해서 정상에 올랐을 때 만나는 진경, 그건 단순한 아름다운 풍경 이상의 감동입니다. 책 읽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심과 번민과 몰이해와 수고를 감내하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 순간 상상도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됩니다.(90쪽)
어려운 책을 읽는 것은, 어렵다고 여겼던 앎을 얻는 기쁨만이 아니라 내 안의 세포를 깨워 한계를 넓히는 드문 기쁨을 줍니다. 그러므로 내가 모르는 세상, 내가 모르고 외면했던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도 반드시 어려운 책을 읽는 수고를 해야 합니다.(91쪽)
발이 뜨거운 어릴 적엔 발로 세상을 읽고, 가슴이 뜨거운 젊은 날엔 가슴으로 사람을 읽고, 머리로 기운이 오르는 중년 이후엔 머리로 책을 읽는 것이 생애 리듬에 따른 공부법이, 순리에 맞게 배우고 사는 게 좋지 않을까요.(132쪽)
사노라면 자신이 너무도 초라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고 처음 본 낯선 사람이 때려 주고 싶게 미운 날도 있습니다. 그런 날 문학 책을 펼쳐 보세요. 먼지 같은 나나 별 같은 당신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가장 보잘것없는 존재이면서 동시에 가장 숭고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게 될 거예요. 천천히 기울여 읽는다면....(149쪽)
177쪽의 작은 책이다. 군더더기가 없다. 20여년 시립도서관에서 독서회 강사로 활동 하면서 독서모임이 주는 특별한 즐거움을, 같은 책을 읽으면서도 참가자들 각각의 다른 생각들을 여러 목소리를 통하여 알려준다. 목차에서 처럼 여러가지 방법의 글읽기를 저자의 경험에서 나온 사실을 담백하게 서술하였다. 특히 어려운 책 읽는 법에 대해선 저자처럼 도전해 보아야겠구나 싶은 동기부여가 강렬하다. 책읽기를 즐기는 사람들도 어떻게 읽을 것인가로 고민할 때가 많은데 이 책은 그러한 방법을 간결하고 명료하게 알려준다. 책 속에 인용한 도서를 책 뒤편에 따로 설명해 주어서 선택에 도움을 준다. 첫장을 펴서 읽으면 금방 끝장에 다다른다. 그만큼 읽기에 부담이 없고 집중도가 높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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