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오래된 연장통. 전중환
    책을읽다 2016. 7. 7. 11:24

      인류에게 고기가 가장 사랑하고 추구해야 할 음식이자 가장 기피하고 주의해야 할 음식이라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다.(100쪽)


      태아의 유전자 중 50퍼센트는 다른 사람(남편)으로부터 왔으므로, 산모의 면역계는 그냥 내버려 두면 태아를 외부 물질로 인식해 공격을 가하려 한다. 따라서 산모는 체내의 면역 활동을 상당 부분 억제할 수밖에 없다. 이를 보충하려는 방편으로 산모와 태아에게 위험한 음식이 애시당초 입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입덧이, 즉 특정한 음식들에 대한 역겨움과 구토가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하였다.(106쪽)


      오직 건강한 나무만이 진하고 뚜렷한 가을 빛깔을 낼 수있다. 진딧물은 이처럼 나무들이 각기 다르게 내는 신호들에 반응해서 가장 형편없이 단풍 든 나무에 내려앉는다. 결국, 휘황찬란한 가을빛은 나무와 곤충의 공진화가 만들어 낸 적응이다. (181쪽)


      진화적인 시각에서 보면 종교가 존재해서는 안 될 이유는 차고 넘친다. 종교 활동에는 물질적인 희생(헌금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기도하는 데 걸리는 시간 비용), 정서적 비용(천국에 대한 기대와 지옥불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인지적 부담(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일곱발짝 걸었다는 등의 반직관적인 믿음)이 어마어마하게 든다.(...) 빌 게이츠가 한마디로 정리한다."시간 자원을 어떻게 배분하는지로 따져 봐도, 종교는 별로 효율적이지 않죠. 일요일 오전에 내가 달리 할 수 있는 일은 훨씬 더 많습니다."(215,216쪽)


      어떠한 종교든지 자신의 교리가 다른 종교들에 비해서 본질적으로 우월하다고 주장할 근거는 없다. 또한 종교가 번성하게 된 까닭은 초자연적인 신이나 사건이 실제로 존재하거나 일어났기 때문이 아니다. 종교는 자연선택이 인간의 마음을 세속적인 생존과 번식상의 분제들을 해결하게끔 설계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떠안아야 했던 부대 비용이었다. 인터넷 쇼핑몰의 배송비가 사라지지 않듯, 인류 역사가 계속되는 한 종교 역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220,221쪽)





        데이비드 버스의 '욕망의 진화'를 번역한 진화심리학자 전중환의 책이다. 생물학의 진화론에 근거한 진화심리학이라 하지만 책의 분류는 인문 심리학으로 분류된다.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창조과학은 사기라 할 만큼 학계에서의 창조론은 학문으로서 대접 조차도 받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산모의 입덧은 왜일까? 가을단풍이 아름답게 물드는 것은 진드기와 관계가 있다. 1~10퍼센트의 동성애자가 우리 사회에 구성원으로 살고 있는게 현실인데, 그로인한 적지않은 사회적 갈등의 문제가 되고 있는 동성애는 어떻게 이해하여야 할까? 등 진화심리학자가 본 생활속에서의 다양한 진화 심리학 이야기를 접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독교의 창조론이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대표 무신론자라 할 수 있는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을 읽고 충격을 받고 그의 저서를 모두 읽었고 그때부터 자연과학에 관심을 갖게 되어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비롯  최재천 교수의 여러 저서에 푹 빠져서 공부했던 시절이 있어  근본주의 기독교 신앙의  도그마에서 벗어났던 경험에 비추어, 기독교인들이 이런 분야의 책을 많이 읽었으면 하는 개인적 바람이다. 그렇지 않아도 누구나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서 일독을 권하고 싶다.  




    '책을읽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자전쟁. 김진명  (0) 2016.07.08
    책 먹는 법. 김이경  (0) 2016.07.07
    주기율표. 프리모 레비  (0) 2016.07.06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데이비드 실즈.   (0) 2016.07.04
    소년이 온다. 한강 장편소설  (0) 2016.07.04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