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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비진도(내항마을~외항마을~선유봉) 15년12월5일 산행경상길 2015. 12. 8. 13:52
지구의 공전으로 계절이 바뀌고 자전으로 하루가 시작되고 마감되는 것은 우주의 빅뱅 이래 지금까지 이어지는 변하지 않는 자연의 진리이자 신비이지요. 매일 맞는 아침이지만 세상에 공짜가 없듯이 일출을 보려면 그만한 댓가를 치러야 하겠지요. 더욱이 내륙에 사는 사람들이 바다 일출 그것도 선상에서 해오름의 감동을 만난다는 것은 밤새 잠을 설치며 달려가는 수고 없이는 꿈도 꿀 수 없는 것이지요.
해가 지표면 혹은 수평선위로 올라오는 것을 해오름 혹은 일출이라 하지요.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처음 느끼는 순간을 여명(黎明 dawn)이라 하며 여명부터 떠오름 전까지 점점 밝아지는 양태를 박명(薄明 twilight)이라 합니다. 지표면에 완전히 떠오르는 데는 3분이 걸리고. 아주 가끔 태양이 수평선에 들러붙어서 미처 떨어지지 않는 모양의 오메가 형태일 때가 있는데 삼대가 공을 들여야 볼 수 있다고 하네요.
어디서든 해오름을 맞으면 셀렙니다. 그 짧은 장엄함의 순간만은 내 머릿속에 어느 것도 들어갈 틈이 없습니다. 이토록 텅 비워지고 순수해지는 순간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해오름을 바라보면 그것이 왜 감동으로 이어질까요? 내 이웃 모두 모두가 아름답고 이뻐^^ 보이는 경험은 어떻게 설명해야 될까요? 그것은 세속의 욕망으로 찌들어 있던 내 몸이 밤을 새면서 비워진 공간으로 새 삶을 담기 위한 시작이 순조로워 지기를 기대하는 바램 때문이 아니겠는지요.
그 순간만큼은 내가 성스러워지고 내 주위의 모든 것 어느 것 하나 가벼이 여길 것이 없어지더군요. 이 순간의 감동을 시로 옮기지 못하는 나의 부족함이 있어도 조금도 초라해지지 않습디다. 그 감동의 느낌만으로도 나는 시인이 되고 도인이 되더군요.
어린 시절 시골 초가집 겨울 사랑방 한 구석 따뜻한 구들목에 발 집어넣고 도란도란 정담을 나누던 동무들을 비진도 선실 바닥에서 발 뻗고 등 기대어 방긋방긋 소곤대는 여객님들의 모습에서 찾았습니다. 한 시간도 못되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걷기라는 인연으로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같이 있어서 참 행복 하였습니다.
한려수도의 비경을 간직한 우리나라의 나폴리라 하는 통영 앞바다 비진도 발치에서 맞은 선상일출 하나 만으로도 먼 길 걸음의 즐거움이 가득하였습니다.
15년12월5일 07시 통영항에서 배를 타고 비진도 내항에 7시40분 도착 비진도의 정상 선유도에 오르고 8자형 아령모양의 둘레길 7키로미터를 3시간 동안 여유있게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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