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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유산(육십령~서봉~남덕유산~삿갓재) 15년7월26일 맑음경상길 2015. 7. 27. 12:12
육십굽이를 구비구비 돈다고.. 목숨 앗아가는 산적땜시 육십명이 모여서야 더불어 고개를 넘어간다 하여 이름한 육십령.
추풍령 죽령 조령은 영남사람들 한양에 이르는 길목.. 호남 장수와 영남 함양이 사이좋게 이웃하며 서울로 오르는 관문 해발734미터. 지리산 다음으로 만나는 큰산 덕유의 남쪽 끝자락에서 숨을 고르는 고갯길이다.
고속도로 이전만 해도 번잡한 나랏길이어서 한쉼을 쉬었다 가는 과객들로 흥청 되었던 곳.
무슨 사연이 있으려니 하면서도 나그네들이 전설을 만들어내는 낯설지 않는 재 육십고개!! 이젠 백두대간길 걷겠다고 호기를 부리는 산꾼들의 쉼터가 되었다.
함양길 초입에 백두대간 육십령이라 쓴 흉물스런 거물표석이 세워져 있다. 길잡이 이끄는 조그만 이정표 하나면 족할텐데 대간길 산행이 붐을 이루면서 곳곳마다 석물기둥이 풍광과는 어울리지 않게 우두커니 서 있는 모양을 보아주기가 참 민망스럽다. 지방명물 관광홍보 운운 하면서 알량한 잔머리 굴린이는 산꾼이 아니다. 대간은 사람의 힘을 더하지 않은 저절로 된 무위자연 그대로 두어야 한다. 할미봉의 생뚱맞게 빨간루즈로 화장한 표석도 할머니를 연계시킬 그 무엇도 상상되지 않는다.
덕유산은 셋이다. 서봉은 장수군에 속해있다 하여 장수덕유라 하고 오름길은 가파르다. 남덕유산은 함양군 땅에 있으니 함양덕유라 해야겠다. 두 덕유는 얕은 안부를 사이에 두어 형제봉이라 하자. 북으로 삼십리나 더 가야하는 북덕유 향적봉은 맏형 무주덕유다.
정상에 서면 남녘 쪽빛하늘 끄트머리에 겹겹의 엇갈림 사이로 언듯 비치는 지리산 천왕봉. 백두대간 마루금은 그 곳에서 구비쳐 휘돌아 굼틀거린다. 저 멀리 향적봉이 설핏 아득하게 보여 어허 이거 큰산이구나 싶어 두렵다.
월성재 삼거리는 쉼터다. 내리막길 달려오던 나그네 걸음이 삼거리 넓은 장마당이 반가울 수 밖에. 황점마을에서 오름과 대간길이 만나는 이 곳에서 걷는 이들은 쉼을 마다하지 않는다.
한나절이 지나면 피로가 빠르게 밀려온다. 여름산행은 힘들다. 삿갓봉 오를때 가야할 길이 아찔하여 내가 왜 이 고생이지 하고 중얼거린다. 그러나 몸 힘듬이 클수록 이룸의 보람은 훨씬 높아짐을 알기에 산꾼들은 씩씩하다.
삿갓재 샘물은 생명수다. 이 샘물이 있음에 덕유산 여름 종주자들의 갈증 허기는 반으로 줄어든다. 물이 붉은피 임을 산행인들은 안다. 갈증만큼 견디기 힘든것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음을.. 황점마을 하산길은 니 맘대로 하라고 주저앉고 싶은 지루한 돌길이다. 그래도 조금만 걸으면 이 고생 끝난다는 기대와 해냈다는 우쭐함이 오뉴월 오이 자라듯 쑥쑥 밀려온다.
2015년 7월 26일 오전7시에 육십령 출발하여 오후 4시40분 황점마을에 도착하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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