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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설악동-비선대-토막골-형제폭포 하단-죽부인전람회길-형제폭포 상단-비선대금강굴-설악동/하조대)17년6월23일설악산길 2017. 7. 2. 17:59
참 우습다
작년 어느 날
길거리에 버려진 신문지에서
내 나이가 56세라는 걸 알고
나는 깜짝 놀랐다.
나는 아파서
그냥 병(炳)과 놀고 있었는데
사람들은 내 나이만 세고 있었나보다
그동안은 나는 늘 사십대였다
참 우습다
내가 57세라니
나는 아직 아이처럼
팔랑거릴 수 있고
소녀처럼 포르르 포르르
할 수 있는데
진짜 할머니 맹키로
해야 한다니...
1980년대 황지우 이성복 시인과 함께 독자들의 마음을 뒤흔든 스타 시인으로 이름을 날렸던 52년생 시인이, 어느 날 자신의 프로필이 적힌 헌신문지에 '최승자(56세)'로 쓰여 있는걸 보고 “아니 내 나이가 57세라니...” 하며 어이없어 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렸지요. 몸은 늙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다는, 누구도 늙기 싫어한다는 진리를 이렇듯 절절하게 말하고 있는 거지요. 9년 전 작품이니 지금은 또 어떤 생각일까 궁금합니다.
고달픈 백성들의 삶을 위로하고 성찰의 길로 인도하여야 할 종교집단이 문화재관람 명목으로 조폭이 삥땅 뜯듯 통행세를 강제 징수하는 조계종은,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과 뭐가 다른가하고, 뜻있는 스님과 지식인들의 바른 소리에 ‘옳소’ 하고 오른손을 번쩍 들었던 내가, 이번 산행지 설악에서 통행세 내지 않아도 된다는 ‘65세경로 무료’가 반갑지 않은 걸 보면, 나도 늙기 싫은 속물이구나 싶어 뜨악했지요.
하조대 횟집 소줏잔 기울이면서 오십대 산우님이 요즘 체력이 떨어지셨으니 욕심 내지마시고 쉬엄쉬엄 가시라는 충고를 하셔서 ‘내 나이가??...’ 하였지요. 참 우습습니다.,,^~^ 난 아직 씩씩하고 용감한데 진짜 할배 맹키로 천천히 가라꼬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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