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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산(생달~촛대바위~수리봉~황장재~감투봉~황장산~작은차갓재~안생달)16년10월22일경상길 2016. 10. 25. 13:25
곧게 자라는 소나무를 금강송(金剛松)이라 하지요. 추위에 강하고 성장속도가 느려 재질이 단단하고 송진이 있어 습기에도 강하여 벌레가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금강송 중에도 나무속이 누런 수종을 황장목(黃腸木)이라 하지요. 궁궐을 짓고 임금의 관을 만들기 위해서만 쓰이던 소나무가 자생하여 황장산이라 하였지요. 조선 숙종 때는 황장목을 함부로 베거나 개간을 금지함을 알리는 봉산(封山)표석을 세우기도 했다하나 황장산에 황장목은 없었습니다.
소나무는 나라에서 철저히 관리하여 정조 때는 송목금벌(松木禁伐)이라 해서 소나무 베기 자체를 금하였지요. 지난 30년 동안 산림청에서 '가장 좋아하는 나무'를 조사했는데 여기서 줄곧 으뜸을 차지할 만큼 소나무는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나무이지요. 황장목의 마지막 기록은 대원군이 경복궁을 지을 때 자재로 썼다는 것과 일제 강점기에 수탈용으로 잘려 나갔다는 정도이지요. 조선 왕족의 산이라 불러도 좋을 황장산은 조선의 명운과 함께 이름만 남기고 몰락한 셈이지요.
그 이름만 남은 백두대간 명문의 산이 보호지역으로 묶여 있다가 지난 5월부터 31년 만에 개방되었다고 하는데 조망도 잡히지 않는 정상과 묏등바위등 암릉코스도 우회하도록 해 놓아서 아기자기한 등산의 묘미도 없이 짧은 원점회귀 산행만 할 수 있게 한 구간만 걷는다면 굳이 100명산이라 하여 黃腸松 숲도 없는 이곳을 멀리까지 와서 걸어야 할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릿지길 조망이 뛰어난 수리봉 구간이 그나마 산행의 만족도를 높혀 줄 수 있을 것인데 나 같은 보통사람들은 잘 모르는 자연보호 명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보호수종 황장목도 없는 이 길을 왜 통제해야 하는지 의구심이 들었고 그래서 출입을 지키는 근무자의 명분이 초라하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통제를 피해서 다른 길로 입산해야 하는 자괴감이 들어서 기분이 참 묘하기도 했지요.
산행인파로 난장판이 된 설악산 만경대 한시적 개방과 환경훼손 케이블카 설치 논란 등은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우롱함은 물론이려니와 예약제등 세밀한 관리로 접근하면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도 충분히 탐방을 할 수 있는데도 납득되지 않는 비법정탐방구간 설정 등의 비합리적 행정행위로 산행인들을 범법자로 만드는 것을 보면 정치적 경제적 논리로만 접근하는 행정편의주의에 가슴이 참 답답합니다. 황장산 산행을 하면서 생각해본 저의 소감입니다.
릿지길은 난이도에 따라 용기와 모험심이 필요하지요. 얼마 전 온라인상으로 미국의 90세 이상 노인을 상대로 “인생을 되돌아보았을 때 가장 후회 되는 것”에 대한 물음에 “좀 더 모험을 해 보았으면” 하는 답이 압도적이었다고 합니다.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더 잘 살아가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거지요. 작은 모험 황장산 가을 릿지산행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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