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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굴업도 진리선착장/덕적도/비조봉/운주봉/덕적도선착장. 16년8월21일
    서울 경기길 2016. 8. 24. 14:56


      예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더위가 지속되고 가뭄까지 더하여 견디기가 참 힘들었지요.  그러나 산인들은 더위를 더위로 이기는데 이력이 난 사람들이지요. 토끼섬을 시작으로 연평산, 코끼리바위를 걷고 땀으로 젖은 몸을 바닷물에 풍덩 하였지요. 실로 수십년만에 해수욕을 해보는 호사를 누리기도했습니다.

     

      개머리언덕의 일출일몰을 대신하여 생각지도 못한 수크령 군락의 절경에 환호하였지요. 어떤분은 강아지풀이 디따 자라면 개풀이 된다고 굴업도의 전설을 만들기도 했고. 늦은 밤까지 술잔을 기울이며 4060이 친구가 되어 정담을 주고받으며 바닷가 모래밭에서 오순도순 지난날을 그리워하는 밤으로 첫날을 보냈지요.

     

      둘째 날 진리선착장 언덕에서의 한가로움과 덕적도 비조봉 산행후의 식도락, 그리고 쾌속선에서까지 화기애애함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12일 마흔다섯 분이 움직였지만 총대장의 수영중 쥐 잡은 일과,가을연가님이 모기군에게 집중 공습을 받은 것 외에는 아무런 불상사 없이 무사히 굴업도 덕적도 추억을 완성하였네요.


      집을 나선다는 건 일상에서 습관화된 나를 벗어나 새로움을 찾기위함이리라. 여행을 마감한 후 집에 도착하면 그 새로움은 바같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 내 안에 잠재되어있는 것임을 다시금 알게되는 것이리라. 그래서 내 집이 천국임을 알려면 떠나라 하였는가 봅니다.




     

























































































































    자칫 잘못하였으면 천혜의 비경 문화유산을 한 기업의 골프장으로  전락하여 민간인들은 들어가지도 못할뻔 하였더군요. 인천의 여러 시민단체와 문화예술인 종교계가 굴업도 지키기 운동으로 개발을 포기하도록 한 숨은 노력이 있었더군요. 케이비에스 용태영 기자의 201672일자 굴업도 현지르포 기사전문을 원문 그대로 옮겼습니다.


    비경의 굴업도, 골프장은 막았지만...”


    굴업도에는 평일 하루 한번, 주말에는 두 번씩 여객선이 도착합니다. 요즘이면 여객선마다 정원 140여 명이 거의 모두 찹니다.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를 구하기도 어렵습니다.

    배가 오면 작은 선착장이 사람들로 가득 찹니다. 여의도 면적의 1/5에 불과한 작은 섬에 이리 많은 사람이 찾아오다니...... 7년 전 제가 처음 굴업도를 찾았을 때 한산했던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입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선착장을 나서자마자 동쪽으로 부드럽게 휘어지며 1km가량 뻗은 모래사장이 나타납니다. 서섬과 동섬을 연결하는 유일한 길, 목기미 사빈입니다. 섬과 섬을 가늘고 나지막한 모래 언덕이 이어주는 독특한 지형이지요. 모래를 밟으며 따라 동섬으로 가다 보면 오른쪽과 왼쪽 모두 바다가 펼쳐집니다. 마치 바다 한가운데에 난 모랫길을 걷는 느낌입니다.

     

    지금은 서섬에만 9가구의 주민이 살지만, 옛날에는 동섬에도 마을이 있었습니다. 1920년대에는 민어 파시가 열리고 술집이 북적일 정도로 한때 번성했던 섬입니다. 동섬 마을까지 전기를 공급했던 전봇대가 지금도 목기미 사빈에 줄지어 서 있습니다. 모래에 덮여가는 녹슨 전봇대들이 세월의 무상함을 보여줍니다.

     

    동섬 연평산에 오르면 굴업도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볼 수 있습니다. 마치 사람이 엎드린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굴업도, 팔과 다리를 바다로 뻗은 듯한 독특한 형상입니다.

    거의 1억 년 전, 격렬한 화산활동으로 굴업도는 탄생했습니다. 남서에서 북동쪽으로 길게 이어진 지형이다 보니 북서풍을 강하게 받는 서쪽은 대부분 깎아지른 듯한 절벽입니다. 바람을 덜 받는 동쪽 해안은 반대로 습도와 염분 때문에 바위가 서서히 부식된 독특한 지형이나 모래사장이 발달했습니다.

    작은 섬이지만 각종 화산암과 오랜 세월 침식으로 형성된 독특한 지형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사구를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섬 전체가 '자연사 박물관'이라고도 불립니다.

     

    굴업도는 멸종위기종의 보고이기도 합니다. 절벽을 따라 매가 서식하고 역시 멸종위기종인 먹구렁이도 동섬과 서섬에 고루 분포하고 있습니다. 구렁이는 인가 근처에도 수시로 나타납니다. 육지에서 보기 힘든 왕은점표범나비도 굴업도에는 많습니다. 굴업도 곳곳에 초지가 넓게 펼쳐져 있기에 왕은점표점나비가 서식할 수 있는 겁니다.

     

    서섬 언덕에 오르면 능선을 따라 풀밭 길이 이어집니다. 사방이 트인 능선에서 좌우로 바다를 보며 걷는 길은 굴업도 탐방의 백미 가운데 하나입니다. 멀리 떨어진 무인도의 암봉이 안갯속에서 신비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서섬 초지에서는 과거에 소를 키우고 땅콩 농사를 지었습니다. 지금도 멀리서 보면 계단식 밭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소가 사라진 지금, 초지는 사슴과 염소들의 땅입니다. 주민들이 방사한 사슴과 염소가 자체 번식을 통해 수백 마리에 이릅니다. 섬을 걷다가 사슴 떼와 마주치는 건 탐방객들에게는 또 다른 매력입니다. 바다와 섬 그리고 평화롭게 풀을 뜯는 사슴들, 충분히 낭만적이지 않나요?

     

    하지만 2007, 굴업도는 위기에 놓였습니다. 섬의 98.5% 이상을 사들인 CJ 그룹이 섬에 골프장과 위락단지를 만들려 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환경단체와 시민단체의 반발이 일었습니다.

    '굴업도를 사랑하는 문화예술인 모임'도 이 과정에서 탄생했습니다. 건축가와 소설가, 시인, 음악인, 미술인, 연극인, 사진가 등이 모여 굴업도 지키기에 나선 겁니다. 종교계도 나섰습니다. 각종 단체들이 모여 '굴업도를 지키는 시민단체연석회의'를 만들고 적극적인 골프장 반대 운동에 나섰습니다.

     

    문화예술인들은 해마다 굴업도를 주제로 한 음악회와 무용, 사진전, 시 낭송회 등을 열었습니다. 언론도 꾸준히 관련 소식을 전했습니다. 굴업도의 비경은 이렇게 조금씩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2012년 환경단체 '인천녹색회' 활동가 이승기 씨가 굴업도 해안 생태를 조사하다 바다에 빠져 숨지기도 했습니다. 비극 속에서도 골프장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습니다. 2014, CJ 측은 마침내 골프장 개발 포기를 선언했습니다.


    CJ 측이 골프장 개발을 포기하긴 했지만, 굴업도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2년 전, CJ 측은 골프장 대신 친환경적 대안시설로 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후속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굴업도 주민들은 퇴거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토지 소유주인 CJ 측이 주민 거주지의 임대 기한이 지나자 재계약을 않고 퇴거를 요구한 것입니다. 주민들은 언제 쫓겨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있습니다. 주민들 사이에도 갈등이 있습니다. 불과 9가구에 불과하지만, 골프장 개발을 놓고 찬성과 반대로 갈렸던 주민들의 갈등과 상처는 아직 남아있습니다

     

    환경 시민단체들은 CJ 측에 대규모 리조트 개발 대신 주민들과 연계한 '생태 탐방'을 제안했습니다. 탐방 예약제를 도입해 CJ는 탐방객들로부터 일정 금액의 입도비를 받고 주민들은 숙소와 식사, 탐방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문화예술인들은 친환경 조형물 설치와 각종 행사로 굴업도를 '문화예술의 섬'으로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굴업도의 자연을 그대로 유지하는 이런 방안이 정착할 경우 CJ는 친환경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고 주민들은 생계를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CJ 측은 현재 아무런 논의도 진전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구속 사태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할 뿐입니다

     

    문화예술인들은 지금도 해마다 몇 차례씩 굴업도를 찾아가 다양한 행사를 엽니다. 올해는 지난 6월 코끼리 바위 앞에서 연주회를 열었습니다. 거친 바닷바람 속에서 굴업도를 지키자는 아름다운 선율이 울려 퍼졌습니다.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는 한, 굴업도의 아름다움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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