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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황금산,삼길포항.16년3월12일산행충청길 2016. 3. 14. 19:45
왕조시대에는 지방의 진귀한 특산물을 임금님에게 진상품으로 바쳤지요. 세종임금과 더불어 성군이라 일컬어지는 정조임금은 깊은 바다에서 자맥질로 전복을 따서 바쳐야하는 제주해녀의 고통을 헤아려 공물을 면제했다는 기록이 조선왕조신록에 있고 실제 수랏상에 전복을 올리지 못하게 하였지요. 당시엔 진상품 한 개를 임금에게 바치려면 열 개를 생산해야 했다고 합니다. 말단 지방관아 아전에서부터 판서 정승에 이르기까지 층층히 공물이 새 나가야 했으니까요. 임금님이 먹지 않으니 관속들이야 감히 먹을 수 없었지요. 진상의 명목으로 민초들에 대한 탐관의 뿌리 깊은 착취를 알고 있었기에 입맛을 접으면서까지 백성의 궁핍을 헤아렸던 거지요.
삶이 어렵다 하지만 이젠 서민이라도 전복 아니라 그보다 더 귀한 음식도 찾아다니며 식도락을 즐길 수 있을 만큼 풍요로운 세상에 살 수 있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요. 한 세월 전 임금님 수랏상보다 더 맛있는 음식을 어렵지 않게 먹을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 우리세대는 참 행복하다고 해야겠지요.
살아있는 물고기를 살 활(活)자를 써서 活魚라 하고. 그 활어를 날로 썰어서 먹는 음식이 활어회(活魚膾)이지요. 제가 광어 우럭회를 먹어본 것은 1980년대 중반쯤 이었습니다. 해외 수출로 어민의 주요 소득원이기도 하였고 물류이동의 어려움으로 서민이 먹기는 힘들었지요. 해산물을 날로 먹었던 것은 멍게 해삼 그리고 아나고라 하는 붕장어 정도였지요. 활어회를 처음 먹었을 때의 맛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소주 한잔에 회 한 점을 초장에 찍어서 입안에 넣었을 때 감기는 그 맛이란... 캬..!! 그래서 주당의 최고 안주감 으로 활어회 만한 게 없는가 봅니다.
태고적 신비의 돌섬 황금산 산행 후 적은비용으로 삼길포항에서 광어 우럭회와 매운탕으로 바다맛을 즐겼습니다. 지난주 정동진 식도락 산행에 이어 여럿이 함께한 활어회 식탁은 아직은 봄이라 하지만 겨울의 찬 기운이 옷자락 틈새를 기웃거리는 염치를 냉큼 물리쳐버린 유쾌한 자리였습니다.
산이라기 보담 언덕이라고 해야 할 黃金山은 경기도 안산 대부도와 충남 서산 두 곳에 있지요. 두 곳 다 이름 그대로 금맥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채굴된 흔적이 있고 일제 강점기 때는 금광이 있었으나 폐광 되었다고 하네요. 높이 129.7미터 화강 편마암의 섬. 코끼리바위로 대표되는 해안절벽 트래킹 관광객이 평일 1,000명 주말엔 3,000명 이상이 몰려든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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