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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한계령~곡백운~제단곡~직백운~독주골~오색.15년10월3일산행설악산길 2015. 10. 5. 21:33
내 고향은 청량리에서 제천 안동을 거쳐 부산까지 이어지는 중부내륙 중앙선 철도가 지나가는 경상도의 오지 시골입니다. 어릴 때 부모님과 서울로 나들이 할 때는 꼭 야간열차를 탔습니다. 낮 기차를 타면 바깥풍경도 볼 수 있고 좋을텐데 왜 꼭 밤에 잠도 못자고 힘들게 가야 하는지 의아해 했지요. 먹고 살기 힘든 척박한 시절 시간과 경비를 아끼기 위해서라는 건 철이든 다음에야 알았지요. 당시에는 쓰여지지 않던 말 "무박여행"의 시작이었습니다.
無泊旅行. 泊(배댈박)은 배가 부두에 대어 정박 한다는 뜻이랍니다.잠을 자기 위해서 머무르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날밤을 샌다는 거지요. 잠을 자야하는 밤에 이동 함으로 시간과 경비를 아끼게 되지요. 시간에 쫓기는 도시 서민들에게 無泊山行만큼 효율적인 방법은 없더군요. 그러나 선잠도 들지 못하고 견뎌내야 할 때는 꼭 이렇게 고생을 해야 하나 하는 갈등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지만 높아진 산행 즐거움에 이르기 위해선 무박의 힘듬도 감지덕지 이지요.
천사(해발1004미터)의 고지 자체만으로도 비경인 고갯길 한계령을 들머리로 하면 대청봉 혹은 귀떼기청봉 방향으로의 산행길이 비교적 수월하기 때문에 한계령의 새벽은 전국에서 모여든 산행인들로 늘 북적이는 곳이지요.
곡백운길에서 시작하는 계곡과 폭포 그리고 너덜길. 이어지는 벼랑길에 잠시도 늦출 수 없는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직백운을 올라 서북능선에서 다시 독주골로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 않더군요. 오지중의 오지를 걸을 때의 고립감과 급사면길에서의 고도감 그리고 아찔한 낙석위험이 오히려 집중도를 높여 주어서 참 좋더군요. 눈앞에 나타난 독주폭포는 수억만년 고고한 자연의 신비가 엄숙한 모습으로 의관정제하고 멀리서 찾아온 손님을 정중히 맞이 한다는 느낌이어서 저절로 숙연해졌습니다.
잠을 설치며 새벽을 여는 무박산행 ... “고생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진리를 이번 산행에서 또 절감하였습니다. hey..!! 無泊山行... 고마워요...!! ^~^ 15년10월3일 새벽4시40분 한계령에서 출발하여 오후2시30분 오색에 도착하였습니다.
한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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