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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설악 가리봉(안가리~정자폭포~안가리산~주걱봉~가리봉~팔레약수)16년8월27일설악산길 2016. 8. 28. 22:12
22년만의 폭염도 하룻밤 비바람에 후~욱 가버렸네요. 정말 신기한 것이 자연이지만 한편으론 조금 덥고 춥다고 수선을 떨던 조급함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 열대야가 33일 동안 지속되었다는군요. 이 와중에도 충청도 제천 음성 괴산 보은 금산, 강원도 영월 태백 인제 정선, 전라도 임실 장수 순창, 경상도 봉화 문경 의성 청송 거창 함양 등 18곳에는 열대야가 하루도 없었다고 하네요. 비교적 문명의 발길이 뜸한 오지여서 하절기엔 이 지역을 눈여겨보았다가 혹서기 산행에 참고하여도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처럼 무박산행으로 새벽 밤하늘에 걸린 눈썹달과 별밤이 연출한 태초의 신비, 뿌옇게 밝아오는 만가리 갈림길에서 만난 먼동은 잃어버린 농심의 낭만을 찾아준 한편의 수묵화였지요. 서늘한 새벽공기가 한여름 내내 살갗에 달라붙었던 불쾌한 촉감을 단숨에 내쳐버려서 설친 선잠의 피로도 말끔히 날려버린 산행 길이 되었네요. 미세먼지가 일상이 되어버린 우울한 하늘이, 끝없이 드높은 파랑으로 다가온 남설악 하늘은 헤어진 옛 동무를 만난 것마냥 어찌나 반갑던지요.
자연스레 선두팀 중간팀 주걱봉오름팀으로 나뉘어 진행하였지만, 예정시간보다 일찍 날머리에 도착하는 것으로 8월의 마지막 여름산행을 잘 마무리 하였네요. 특별히 주걱봉오름팀 감투정신은 산행인으로서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기에 큰 박수를 보내며, 하산길 막바지 새로운 산행길 신루트 개척에 혼신을 다하셔서 잊지 못할 가리봉길 추억을 남겨주신 산길따라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플라톤은 한 시간의 놀이는 일년간의 대화보다 그 사람을 더 잘 알게 만들어 준다고 하였지요. 늘 느끼는 거지만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 그것도 험준한 산행길을 스스로 선택하여 놀이로 함께 보내고 즐거움을 공유하여서인지 참석하신 한분한분 모두가 귀하고 살갑게 느껴지더군요. 뒷풀이 시간이 짧게 느껴져서 아쉬웠지만 9월9일 설악산행에서의 초가을 정취와 인정이 넘치는 발걸음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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