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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우습다 / 최승자 작년 어느 날 길거리에 버려진 신문지에서 내 나이가 56세라는 것을 알고 나는 깜짝 놀랐다 나는 아파서 그냥 병(病)과 놀고 있었는데 사람들은 내 나이만 세고 있었나 그동안 나는 늘 사십대였다 참 우습다 내가 57세라니 나는 아직 아이처럼 팔랑거릴 수 있고 소녀처..
'남는건 사진밖에 없다'는 기념사진의 절대명제는 한번가면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의 야속함을 어떻게든 극복해 보려는 처절한 몸부림이요 가련한 찰칵거림이 아닐 수 없다. 아니 시간의 끄트머리라도 부여 잡을 수 있을거라는 착각이 헛된 것임을 알고 있지만, 그대로 흘러 보낼 수만은 ..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 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
효자가 될라 카머 - 김선굉 시인의 말 이종문 - 아우야, 니가 만약 효자가 될라 카머 너거무이 볼 때마다 다짜고짜 안아뿌라 그라고 젖 만져뿌라, 그라머 효자 된다. 너거무이 기겁하여 화를 벌컥 내실끼다. 다 큰기 와이카노, 미쳤나, 카실끼다. 그래도 확 만져뿌라, 그라머 효자 된다. Mic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