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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속 기찻길 경춘선 숲길. 2019년5월21일 화요일 오후서울 경기길 2019. 5. 23. 15:41
순수이성비판을 쓴 독일의 멋쟁이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산책자로서도 유명하지요. 생전 고향을 한번도 떠나지 않았던 그는 아침 다섯시면 어김없이 일어나고 오후 3시 반이면 정확하게 산책을 하여서 마을 사람들이 그를 보고 "흠!! 세시반이네.." 하고 시계를 맞출 정도로 죽을 때까지 산책을 멈추지 않았다고 하지요.
유년과 청소년 시절을 보낸 경상도 내륙 오지의 내 고향엔 청량리에서 부산을 오가는 중앙선 열차가 있었지요. 서울과 부산 대구로 가는 열차가 정해진 시간에 역구내로 들어오며 울리는 기적소리에 일곱시구나 혹은 아홉시네 하고 시간을 알았지요. 1950~60년대 시계가 귀하던 시절 철길이 지나가는 동네에선 칸트의 산책시간 처럼 기차소리를 듣고 요긴하게 시간을 가늠했던 거지요.
학교를 파하고 귀가길엔 버려진 못을 주워 철길에 올려놓고 기차가 지나가서 납작해지면 도구를 만들어 쓰기도 하고 양팔을 별려 균형을 잡으며 철로 위를 뒤뚱뒤뚱 걷는 놀이가 일상이였지요. 강물을 가로지르는 난간 없는 철교위를 무작정 뛰다시피 건너면서 아찔한 모험을 즐기기도 했지만 예상치 못한 임시열차가 들이닥쳐 불행한 사고로 이어지는 일도 있었지요.
청량리에서 춘천까지 93,5킬로미터의 경춘선이 전철화 되면서 도심노선이 폐선이 된 경춘선 철길 6킬로미터를 <경춘선 숲길> 이라는 이름의 도시공원으로 탈바꿈하여 2019년5월11일 개통됐네요. 육군사관학교 정문앞 화랑대역엔 옛날 운행하던 열차와 경춘선 철길 유물이 전시되어 있어 역사속 옛 추억을 되새기며 한나절을 보낼 수 있는 도심속의 수려한 트레킹 명소공원으로 탄생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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