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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봉~청수동암문~사모바위~응봉능선~진관사.16년3월31일북한산길 2016. 4. 1. 14:13
봄밤 이병초
공장에서 일 끝낸 형들, 누님들이 둘씩 셋씩 짝을 지어 학산 뽕나무밭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창수 형이 느닷없이 앞에다 대고 “야 이년들아, 내 고구마 좀 쪄도라!” 하고 고함을 질러댑니다. 깔깔대던 누님들의 웃음소리가 딱 그칩니다. 옥근이 형, 민석이 형도 “내 껏도 쪄도라, 내 것도 좀 쪄도라” 킬킬대고 그러거나 말거나 누님들은 다시 깔깔대기 시작합니다. “야 이 호박씨덜아, 내 고구마 좀 쪄도랑께!” 금방 쫒아갈 듯이 창수 형이 다시 목 가래톳을 세우며 우두두두두 발걸음 빨라지는 소리를 냅니다. 또동또동한 누님 하나가 홱 돌아서서 “니미 솥에다 쪄라, 니미 솥으다 쪄라” 이러고는 까르르 저만치 달아납니다. 초저녁 별들은 그러거나 말거나 반짝반짝 반짝이고만 있었습니다.
Splendor in the Gr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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