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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원주 감악산(피재~석기암~감악봉~원주정상석~황둔리)17년9월30일 산행충청길 2017. 10. 2. 15:08
반 세기도 전인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 1966년, 경상도 북부지방 오지의 학교 가는 길목 사진관엔, 흑백의 선남선녀 사진이 걸려 있어서 나도 저처럼 찍혀보고 싶었고 또 찍어 봤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지만, 당시엔 카메라가 귀한 물건이라서 사진관계 직업인이 아니면 촬영 해 본다는 건 불가능 했었지요.
어느 날 사진관에서 카메라를 무료로 빌려준다고 해서 (필름도 팔고 인화를 해서 돈을 벌려는 건데) 웬 떡이야 하고 빌려선 동생들을 세워놓고 셔터를 눌렀지요. 어렵던 시절이어서 혼나기도 했지만, 그때의 그림이 낡은 앨범 속에 자리하고 있어 사진으로 남겨진 흔적이 개인사에 참 소중한 자료구나 싶었습니다. 그게 카메라를 만져본 첫 경험이었습니다. 사진홍수 속에 살고 있는 지금에선 참으로 아득한 옛날얘기지요.
남는건 사진밖에 없다고 하지요. 2015년도1월11일 북설악 신선봉 산행 때 제게 포즈를 잡으라며 카메라로 다가온 이가 있었지요. 그땐 그가 산악회 운영진의 사진담당 스텝이구나 생각했지요. 늘 좋은 그림으로 즐거움을 주시는 레오파드님 얘기입니다. 되짚어보니 제가 열성회원이 된 것도 레오파드님의 사진 케어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육십갑자의 갑으로 돌아온다는 스카이원님 회갑년을 맞아 새 인생 신고식을 하신 감악산 산행은 음식과 술로 대접을 받아서 이기도 하지만 산우님들에 대한 마음 쓰심이 헤아려져서 참 흐뭇했습니다. 그 전엔 조근샘님이 또 작년엔 솔롱고님이 그렇게 신고식을 하셨지요. 친 혈육도 이만큼 자주 만나기는 어려운 일인데 몇 주 보이지 않으면 궁금해지는 건 이런 정 때문이겠지요.
찬란한 청춘 도비님 김준형님과 최고령자인 저가 한상에 마주 앉았지요. 40여년 차이여서 옛날이면 할애비와 손주 뻘인데 친구가 되어 막걸리 잔을 주고받았습니다. 농밀한 관계이기를 기대하고 어떤 사이냐고 프라이버시도 건드렸지요. 남친 여친이라는 흔쾌한 대답도 들었습니다. 추석을 앞둔 이번 산행길은 따뜻한 산사람들의 베품을 넘치도록 받은 하루였네요.
오늘의 이 그림이 십년 이십년 후면 우리들은 또 어떤 모습으로 이날을 회상하고 있을까요? 아마 저는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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