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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사~대서문~중성문~대남문~구기동탐방지원센타.16년9월27일.비북한산길 2016. 9. 28. 10:02
십수년전 인수봉 바윗길에 하루가 멀다 하고 거친 남자들 틈에서 “텐션.. 테~~엔..” 하고 선등 자에게 줄 땡기라고 애교를 떨던 아낙이 토리님 이였지요. 그때 SNS 에서의 닉을 '도토리'로 한다기에 “토리”로 하라고 권하였었기에 기억하고 있지요. 그 바위 팀이 해체되면서 인연도 멈추었는데 십년도 넘은 지난여름 북한산 산행 길에서 우연히 조우하였지요. 내가 먼저 알아보았고 그녀는 화들짝 놀라는 모습으로 반가움을 대신 하였지요. 맛있는 백숙을 해왔으니 같이 먹고 놀자고 했으나 그녀의 일행이 불편할까 보아 안부만 묻고 옛정의 아쉬움은 뒤로 미루었지요.
그녀는 참 정이 많았었지요. 맛있는 게 있으면 혼자 먹지 않고 못생긴 남정네에게도 후하게 인심을 써서 인기 만점이었지요. 동대문 시장에서 이른새벽 장사를 해야 되어서 오후 두어시만 되면 부리나케 하강하여 돌아갔지요. 남녀평등의 페미니즘적 생각을 갖고있는 나와는 달리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 하면서 배우자를 하늘같이 섬기고 가정과 생활에도 충실하면서 산행도 열심이던 경우 바르고 인정 넘치는 멋쟁이였지요. 지금도 막내동생뻘 영계 아자씨와 팀을 이루어 바우를 탄다고 하네요.
그 뒤에 산행을 같이 하자고 하여 일행분과 같이 걸었지요. 우이동 진달래 능선 길을 걷다가 계획된 일정이 있어 산길에서 헤어졌지요. 그런데 오랜만에 만났으면 차라도 한잔해야지 그럴 수가 있느냐며 밥맛없는 사람이라고 카톡으로 마구마구 뭐라 하데요. 별 수 있나요 마구마구 미안하다고 했습지요..^^ 요즘은 그녀의 친정 어머니가 몹시 편찮으셔서 그 뒷바라지 하느라 힘들다고 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은 예나 다름없더군요.
그녀와 우중 산행을 하였습니다. 동생이라는 분과 같이 걸었지요. 의상능선을 밟으려다 비가 와서 중성문을 지나고 계곡을 따라 대남문을 넘어 구기동으로 하산 했지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비를 맞았지만 기분 좋은 하루였습니다. 나이 들어가면서 옛정을 잊지 않고 산다는 게 이렇게 기분 좋을 줄은 몰랐습니다. 빈대떡 한 접시에 장수막걸리 한 잔으로 “자나깨나 변치말자 주고받는 인정속에 밥맛술맛 익어간다, 부라보..!! 부라보..!!” 하면서 우중산행의 대미를 장식 하였지요...^^ 토리님 건강하게 산행 열심히 하시고 어머님 하루빨리 쾌유하시길 진심으로 빕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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