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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산(산성입구~의상봉~용출봉~용혈봉~문수봉~대남문~대동문~진달래능선~우이동)2019년2월6일
    북한산길 2019. 2. 7. 19:53

      설 연휴기간 중에 지인과 함께 서울의 대표산인 북한산 의상능선을 걸었지요. 암릉 길도 걷고 겨울 낙엽 오솔길도 밟으면서 대여섯 시간 호젓하게 걸었습니다. 소귀처럼 생겼다는 우이암 골짜기 아래 우이동으로 하산하여 서울북부의 도봉시장 골목길 모퉁이에 허름한 순대국 집에서 국밥 한 사발에다가 막걸리 한 잔을 걸쳤지요.

     

      그 국밥이 얼마나 맛있던지 둘이 먹다가 셋이 죽어도 모를 지경이었지요. 질박한 뚝배기채로 뜨겁게 끓여서 국물을 한 모금 넘길 때마다 속이 확 달아오르면서 얼마나 시원한지 저절로 어깨를 움찔했지요. 다데기를 조금 넉넉하게 넣고는 숭덩숭덩 썰어 넣은 비게 붙은 돼지고기 살점을 씹는 맛이란 어휴 정말 이집에 잘 들어왔다 싶었지요.

     

      그 집은 바로 전철1호선 방학역 맞은편 신도봉 시장 골목길 모퉁이에 장수 순대국이란 간판을 달고 있는 작은 식당이지요. 저희가 내년에 입주할 새 아파트 앞에는 의정부 경전철 새말역이 있습니다. 어제 그 순대국이 또 먹고 싶어서 새말역에서 경전철을 타고 1호선 회룡역에서 환승하여 방학역에서 내려 그 식당에 들어갔지요. 20분 걸렸지요.

     

      역시 맛 집으로 소문이 난 탓인지 초저녁인데도 테이블이 다섯 개 정도인 홀 안엔 손님들이 꽉 차서 자리가 없더군요. 어떡할거나 하고 엉거주춤 서 있는데 주인아낙이 홀에선 보이지 않는 한쪽 구석방으로 안내해 주더군요. 국밥과 막걸리 한 병을 게눈 감추듯 뚝딱 해 치웠지요. 그러고는 전철을 타고 느긋하게 귀가했지요.

     

      국밥7천원 막걸리3천원 딱 1만원으로 배부르게 먹은 거지요. 차비는 안 들었냐구요? 한 푼도 들지 않았습니다. 경로우대 카드가 있으니까요. 올해부턴 저도 우대 받는 노인이 됐지요. 개찰구에 우대카드를 대면 삑삑 두 번 울립니다. 유료카드는 삑 하고 한번 울리지요. 근무자가 멀찌감치 지켜보고 있다가 젊은이가 우대카드를 부정사용하나 지켜보면서 걸러내지요. 가족들이 몰래 그 카드를 쓰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하네요.

     

      아! 이제 나는 서울, 경기도와 저 멀리 충청도 온양온천 천안까지 전철이 가는 곳엔 어디든 돈 들이지 않고 다닐 수 있답니다. 붐비지 않는 시간에 책 두어 권을 작은 가방에 넣어가지고 따뜻한 자리에 편안히 앉아  독서도 하면서 만 원짜리 두어 장이면 밥도 먹고 막걸리도 한잔 걸칠 수 있어서 누구도 부럽지 않는 부자가 된 것이지요.

     

      사는 거 뭐 별거 있습니까? 소욕지족(少欲 知足) 이라 했잖아요. 이렇게 작은 것에 만족하며 사는 거지요..^~^ 내 인생에서 제일 행복한 경로우대 세상이 드디어 나에게 도래했습니다요..^~^ 이번 주말은 또 지인과 도봉산을 걷기로 했습니다. 순대국 한 그릇 또 먹을 참입니다. 모두들 부럽지요..??..^~^ 부러워하지 마세요. 때가 되면 이런 좋은 세상을 누구나 만나게 되니까요.^~^ 경로우대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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