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마고도.호도협(중도객잔~관음폭포~호두나무숲~장선생객잔~중호도협/여강고성/흑룡담)2018년3월17일.셋째날
"걷는일은 목적없이 이리저리 배회하는 일이다. 새로운 장소는 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능성이다. 세상을 두루 살피는 일은 내 마음을 두루 살피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세상을 두루 살피려면 걸어 다녀야 하듯, 마음을 두루 살피려면 걸어 다녀야 한다." 페미니스트 작가인 레베카 솔닛의 '걷기의 인문학' 에 쓰여진 글이다.
국내를 벗어나 넓은 세상에서 걷고 살피는 일은 절경의 아름다움에 취하기 위함만이 아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가능성, 습관에 젖어있던 내 몸과 마음을 두루 정화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독서는 머리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라 하듯, 시간과 비용을 들여 오지를 찾아 걷는 건 어디에도 견줄 수 없는, 온몸으로 세상을 읽는 참 공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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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에게 쫓기던 호랑이가 건너뛰었다 해서 붙여졌다는 길이16킬로미터 높이2킬로미터의 호도협은 세계3대 트레킹 명소라 한다. 뉴질랜드 밀포드트랙과 페루의 마추픽추트랙 다음으로 유명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네스코에서 지정하는 세계문화유산처럼 어떤 곳에서도 공인된 것은 아니고 또 공인하는 제도가 있지도 않다. 여행자들의 입소문과 여행사들의 마케팅 차원의 유명세가 합쳐져서 사실인양 굳혀진 게 정설인 듯싶다. 오늘은 호도협을 바라보며 차마고도를 걷고 대협곡의 신비를 간직한 중호도협 절경을 경험함으로서 일박이일의 차마고도와 호도협 트레킹 일정을 마치는 날이다.
지난 밤 별들의 잔치는 볼 수 없었지만 창밖으로 내다 본 새벽 옥룡설산 만년설과 쪽빛 하늘은 정말 장관이었다.
룸 메이트 동갑네, 그래도 님, 발코니에서 뭘 보고 저리 밝고 젊은 모습을 보여주었을까?
우리 일행 외에도 여러팀이 묵었던 중도객잔은 새벽부터 유객들의 아침식사준비로 분주하였다
새벽 구름은 옥룡설산을 여러가지 모습으로 연출해 주어서 우리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
아침도 먹고 이제 떠날 준비를 한다.
아쉬워서 사진을 찍고 또 찍고..
중도객잔 이별 기념 표정들.
모두들 기대에 찬 밝고 활기찬 모습들이다.
하룻밤 사이 이렇게 미녀미남이 되다니..^~^
옥룡설산의 자연산 보약을 드셨나보다.
본격적으로 차마고도 트레킹을 나선다.
더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침묵은 금이다' 란 이를 두고 한 말이겠지... 절경에 앞서 이 엄숙한 자연앞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으리...
길가의 굵은 파이프는 산에 흘러 내리는 청정수를 연결하는 식수관이 아닐까 싶다.
외부로 노출되어 있어서 비노출로도 할 수도 있을텐데 싶었다.
관음폭포.
대협곡 중호도협으로...
허술한 다리 하나 건너는데 1위안씩 입장료 받는 여인.
걷기가 힘든 이들을 지게로 이동시켰나보다. 이젠 버려져 있다.
장선생객잔에서 차마고도 호도협 일정을 마치고 점심식사.
해발 5,596m의 옥룡설산과 5,398m의 합파설산을 양 옆에 끼고 이어지는 16km 협곡을 걸었다. 두 산이 갈라진 틈으로 금사 강(金沙江)이 흐르고, 그 폭이 좁아서 ‘호랑이가 뛰어넘는 협곡’이라는 전설의 이름으로 불린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인들이 드문 드문 걷던 트레킹 루트였는데, 지금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져서 여강을 찾는 이들에게 필수 코스가 되었다 한다. 6~8월 우기를 피하고 1박 2일이면 넉넉하고 좀더 느긋하게 머물려면 2박 3일로 일정이 좋겠다. 우리 팀은 2018년3월16일13시경부터 다음날13시경까지 1박2일 만24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협곡은 상호협(上虎跳), 중호협(中虎跳), 하호협(下虎跳) 으로 나뉜다. 구간마다 여행자들이 머물 객잔이 있다. 규격화된 표지판은 없었지만 객잔에서 세워 놓은 팻말과 절벽에 페인트로 써 놓은 영문과 중문의 글들이 주요 길목에서 방향을 안내하고 외길이라서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아서 산책하듯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다만 28밴드 오름길에서 가벼운 고산증으로 힘 들 수 있으니 타이레놀을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저 차량으로 차마고도 출발지인 교두진으로 이동.
여기서 중형 관광버스로 여강고성으로..
여강고성 (丽江古城 Old Town of Lìjiāng)
중국 운남성 여강시의 구시가지에 위치한 고성으로 대연진(大研镇)이라는 이름으로도 부른다. 여강 중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중국역사문화명성 가운데 유일하게 성벽이 없는 고성(古城)으로 일설에 따르면 여강의 세습 통치자 토사(土司)의 성이 목씨(木氏)로 성벽으로 둘러쌀 경우 세력이‘곤(困)’ 자의 의미처럼 될 수 있다고 여겨 성벽을 쌓지 않았다고 전한다. 고성(古城)은 현 경내 중부의 해발 2,400여미터 지점에 위치하며 풍경이 수려하고 역사가 유구한 문화적 명성으로 보존상태가 양호한 소수민족의 고성(古城)이다. 1997년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여강고성은 예로부터 차와 말을 교환하던 중국 상인들이 티베트로 향하던 차마 고도의 경유지였다. 힘든 길 떠나던 사람들이 모여 차와 술을 한잔하며 객잔에서 잠을 자고 정보를 교환하는 중요한 장소였다 한다. 지금은 여행자들의 발길을 붙잡는 곳이지만 그 옛날 상인들의 왕래가 잦았던 지역이었음을 입증하듯 수많은 상점과 민박집 등이 광장을 중심으로 사통팔달 골목골목으로 이어져있고, 골목마다 맑은 물이 흐르게 만들어 놓아 마치 물의 도시 베니스와 흡사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나시족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고, 옛 고성의 정취가 독특한 건축양식에서부터 시간을 거꾸로 돌려놓은 듯하여 감동으로 다가온다.
여강고성의 밤은 화려한 홍등가로 변신한다고 한다. 이 훌륭한 문화재를 술집으로 만들어 밤마다 거대한 나이트클럽으로 탈바꿈시켜 중국식 현대 음악과 특유의 시각적 효과로 거대한 밤무대로 완전히 딴세상이 된다고 한다. 한집 건너 하나씩 있는 술집은 중국 내에서도 유명한 관광명소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테이블 위에서 과감하게 춤을 추는 사람, 행인들에까지 크게 들릴 정도로 음악이 울려 퍼져서 관광객으로서는 굉장히 흥미있는 밤의 명소라 한다.
유흥을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민족의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밤 문화를 접할 기회를 놓친 아쉬움이 작지 않다. 현지 정보를 제대로 공부하지 못한 소흘함과 가이드가 알려 줬다면 유숙지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이어서 정말 아쉬움이 크다.
흑룡담 공원의 호수는 저 멀리 보이는 옥룡설산의 만년설이 녹아들어 호수를 이룬 곳이다
여강시내 한국식당인 백운식당에서 삼겹살로 저녁을 먹었다. 내일 옥룡설산 등반을 위하여 모두모두 술은 자제하였다.